내가 마약을 복용해 본 적이 있을 수 있다고? 의료용 마약 제대로 알아보자!

내가 마약을 복용해 본 적이 있을 수 있다고? 의료용 마약 제대로 알아보자!

쉐어하우스 유튜버 한엽_이하 한엽)

쉐어하우스 유튜버 하음_이하 하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 이해국 교수님_이하 이해국)

한엽) 안녕하세요, 여러분! 혹시 중독성 의약품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치료용으로 처방받은 의약품에 마약성 진통제가 있다는 사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하음) 네, 맞습니다. 중독성 의약품 그러니까 의료용 마약류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한엽) 그래서 오늘 특별한 손님을 모시고 우리 모두가 꼭 알아야 할 중독성 의약품 그리고 마약 중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이해국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해국)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의 간사를 맡고 있고요.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근무하는 이해국 교수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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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음) 저는 사실 좀 놀랐어요. 마약성 진통제가 있다는 것도 잘 몰랐고, 특히 식욕 억제제. 진짜 깜짝 놀랐는데요.

이해국)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하는 약이기 때문에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기본적으로 우리가 중독성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약이 의도하는 치료 효과는 수면을 유도하거나, 불안을 감소시키거나, 마취하는 것 등인데요.

이런 효과는 우리가 술이나 마약을 했을 때랑 비슷한 행복감이나 안도감을 같이 불러일으켜요. 보상회로라고 하는 뇌 부위에 작용을 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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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국) 주의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실제 의사가 처방하는 것보다 더 사용하고 싶고, 의존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음) 주변에서 '효과가 좋다' 이런 장점만 들었지, '이게 중독성 의약품이다'라는 건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이해국)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식욕 억제제는 '펜터민'이라는 약인데요.

사실 이 펜터민이라는 약의 성분은 우리가 정말 무시무시한 마약이라고 알고 있는 필로폰하고 거의 유사합니다. 펜터민도 우리 뇌 안의 세포에서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아주 강한 자극성 신경 호르몬을 엄청나게 분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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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국) 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비만하지 않은데도 그런 각성 효과나 정신적으로 활성 있는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더 오랫동안, 더 많이 처방을 받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한엽) 많은 분이 중독성 의약품의 위험성, 의약품에 중독됐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시더라고요. 제가 한 조사 결과를 봤는데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수치가 굉장히 낮았어요.

이해국)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조사한 결과가 있는데요. 흔히 처방되는 식욕 억제제나 아편계 진통제가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비율이 한 50% 가까이 되고요. 의존이나 중독 현상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도 50%가 채 되지 않아요.

이해국) '중독성'이라는 말 자체가 계속 좋아서 사용한다는 거잖아요? 내가 좋아서 사용하는 거라 이것을 줄여야 된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 않다는 거죠.

한엽) 중독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행동이나 증상이 있을까요?

이해국) 중독성 의약품은 크게 두 가지로 자극성이 있는, 각성제 계열의 중독성 의약품이 있고요. 반대로 진정제 계열의 중독성 의약품이 있거든요.

각성제 계열의 중독성 의약품은 정신의 활성을 과하게 상승시키기 때문에 고혈압과 빈맥과 같은 신체 부작용뿐만 아니라 망상이나 환청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요. 진정성, 중독성 의약품 중 아편계 진통제 같은 경우, 심할 때는 호흡을 마비시켜서 사망할 수 있습니다.

한엽) 사실 저는 몇 년 전에 개봉한 영화 '벤 이즈 백'을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어요. 영화 내용이 너무 좋아서 오피오이드 남용 사건에 대해서 찾아봤었는데, 영화가 개봉된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청소년 중독 의약품 남용 방지를 위해서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더라고요.

이해국) '오피오이드 크라이시스'라고까지 이야기하고요.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이 유행하지만 코로나 이전에 '오피오이드 팬데믹'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어요.

한 해에 미국에서만 4만 명이 오피오이드, 아편계 진통제 중독으로 사망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하루에 150명이 죽는 거거든요.

이해국) 그런데 이중에 절반이 '펜타닐'이라고 하는 신종 합성 오피오이드 아편계 진통제로 사망한다는 거예요. 엄청난 사회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엽) 그런데 오피오이드 남용에 대해 왜 특별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런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을까요?

이해국) 오피오이드 남용이 더 강한 마약, 헤로인 같은 마약의 중독자로 넘어가는 하나의 관문이 되고 있고요.

실제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에서 더 강한 진짜 마약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의료용 대마를 처방받은 사람'에서 '진짜로 더 강한 마약' 신종 마약, 대마 중독자로 넘어갈 수 있는 흐름이 되는 거죠.

한엽) 헤로인 중독자들이 불법 오피오이드에 중독되기 전에 오피오이드 처방 약에 먼저 중독되기 시작한 거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해국)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5년에서 10년 사이에 아편계 진통제 처방이 상당히 증가했는데요. 최근 10년의 데이터를 보면요.

보통 아편계 진통제 오남용 발생 기준을 3가지 이상의 약 사용 / 3개월 이상 복용 / 약이 10일 치 이상 남았음에도 약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 모든 경우가 최근 5년 사이에 약 2배로 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편계 진통제 크라이시스 조짐이 보인다는 거죠.

이해국) 펜타닐 같은, 패치 같은 약을 처방받아서 그냥 붙이다가 이걸 3~4개, 혹은 10개를 모아서 한꺼번에 녹여 흡입하는 아편계 중독자가 발생하고 있고요. 이들이 사고를 내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음) 교수님 말씀을 쭉 들어보니까 국내 중독성 의약품의 현 실태는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게 많은 것처럼 들리네요.

이해국) 정부에서 홍보하고 있지만, 2018년에 비해서 2019년, 그리고 최근까지 국민 4명당 1명이 중독성 의약품을 사용하던 게 오히려 3명당 1명으로 늘어나고 있고요.

이 중 청소년 숫자도 50만 명 가까이 되고 있어서 사실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엽) 청소년에게 중독성 의약품이 더 위험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해국) 청소년 시기에는 전두엽의 기능이 활달하게 발달하는데, 이때 중독성 의약품이나 중독성 행위에 과하게 노출되면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엽) 그럼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이해국) 중독 예방 교육이라는 게 '중독이 되면 나쁘다', 예컨대 '담배를 피우면 폐암이 걸린다' 같은 형식이거든요. 의사가 처방하는 의약품으로 인해서 건강에 피해가 생긴다고 하는 것을 교육해도 사실 잘 먹히지 않는 거죠.

이해국) 이러한 약물이 내 몸에 들어와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엽) 영향이나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게 훨씬 중요하겠네요. 대부분의 청소년은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잖아요. 청소년의 약물 중독 예방을 막기 위해 가정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해국) 청소년의 경우 감정 뇌는 다 발달이 되어 있는데 조절 뇌가 아직 성장하는 중입니다. 그러면 아이의 놀이적 욕구를 부모와 가정이 건강하게 풀 수 있도록 같이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의 놀이적 욕구를 건강하게 풀 수 있는 자원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음) 실제로 중독성 의약품의 오남용으로 인해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사례를 듣고 싶어요.

이해국) 수면 내시경을 위해서 프로포폴을 맞았는데 그 느낌에 완전히 집착이 되어 한 해에 25번 정도 내시경을 하다가 병원에서 의뢰가 들어온 사례도 있었고요.

해외에서 골절상 때문에 펜터민 패치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 친구가 붙이는 펜타민 패치의 양을 늘리다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실제로 통증이 심해지지 않았음에도 펜타민 패치를 10~20개를 모아서 흡입한 경우도 있었어요. 이후 호흡 억제가 와서 응급실에 입원했고요.

이해국) 정신병을 앓았던 경험도 없는 젊은 여성이 식욕 억제제를 4주 복용하다가 갑자기 급성 정신병적 증상이 와서 응급실을 통해서 입원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남용 사례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사전에 약물을 철저하고 주의 깊게,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하음) 앞에서는 중독성 의약품과 관련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사실 요즘 필로폰이나 대마초 같은 마약 문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요.

이해국) 주로 헤로인이나 코카인 같은 마약이 과거에 문제였다면, 요즘에는 필로폰이나 엑스터시, LSD같이 각성제 계열, 아주 더 강력하고 빠르게 작용하는 마약이 문제가 되고 있고요.

이해국) 게다가 2019년에 갑자기 마약 사범이 늘어났어요. 다크웹 같은 인터넷을 이용한 사범, 청소년 사범, 해외에서 들어온 사범 등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예요. 온라인 콘텐츠는 청소년의 접근성이 높거든요. 청소년 마약 사범이 늘어나는 것과 연결됩니다.

인터넷이나 텔레그램 같은, 여태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마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어서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실제로 마약 사범이 전체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음) 최근에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대마초와 관련 있는 사건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이해국) 보통 대마라고 하면 돌돌 말아서 담배처럼 피우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최근에 뉴스에서 문제가 되었던 대마는 액상 대마, 카트리지 액상 대마입니다. 이런 것은 대개 합성하는 대마입니다. 대마를 고농도로 농축한 것으로,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대마와 다른 건데요.

히피들이 반전 운동하면서 피우던, '낭만 대마'라고 이야기하는 대마는 대마 안에 있는 중독성 성분인 THC의 함량이 1%, 많아도 5%를 넘지 않아요. 그런데 최근에 적발되는 농축 액상 대마는요. THC 성분이 최소 15%에서 최대 60%까지 증가했습니다. 어떤 마약보다도 훨씬 중독성이 강한 신종 마약에 해당합니다.

이해국) 이런 걸 모르시고 과거를 생각하며 중독성이 낮다,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한엽) 고농축인 만큼 중독성도 늘어난 거네요.

이해국) 엄청난 거죠.

한엽) 이런 불법 마약류와 중독성 의약품이 뇌의 보상회로에 미치는 영향이 똑같나요?

이해국) 중독성 의약품이나 마약이나 약리적 작용은 똑같습니다. 보상회로에 작용해서 도파민을 강력하게 분비시키기 때문에 중독이 발생하는 거죠.

하음) 그렇다면 마약류 사범 중 30% 이상이 다시 마약류 범죄를 일으켜서 재수감되는 것도 이러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인가요?

이해국) 우리나라에서는요. 아주 철저한 사법적 모델로 마약을 관리하는데요. 마약 사범이 이렇게 늘어나고 있고 30% 이상이 재범을 한다는 것은 이 사람들을 더 이상 범죄자만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해에 17,000명 이상의 마약 사범이 발생하는데, 그중 국가에서 치료비를 지원하는 치료 보호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300명이 되지 않습니다. 지원이 적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거든요.

이해국) 마약 중독도 엄연히 치료가 필요한 중독성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 오남용이든 마약 중독이든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가까이서 치료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한엽) 어떤 방식으로 치료, 재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이해국) 보다 더 많은 의료 기관이 치료 보호 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어야 할 것 같고요. 마약 중독자는 범죄를 넘어 공중 보건의 문제이기 때문에 치료비의 지원 범위도 더 커져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약 중독이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하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에 소속되어 계신다고 들었어요. 저는 오늘 처음 듣는 단체라 좀 생소한데요.

이해국)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최고의 의학 연구자들로 이루어진 민간단체이고요. 2004년에 결성되었고, 주로 정부의 보건 의료 정책을 자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중독 예방이라는 사회적인 역할을 맡게 되어서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하음) 오늘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중독성 의약품에 관련해서도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이렇게 교수님도 만나 뵐 수 있어서 정말 뜻깊었습니다.

이해국) 우리나라는 중독성 의약품이나 마약뿐만 아니라 카페인, 니코틴, 스마트폰, 게임 등 정말로 중독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대 사회에서 많은 중독 문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에서는 뇌 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벌여왔고, 앞으로 언택트 시대를 맞아 위험성이 증가하는 디지털 중독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예방 활동들을 더 힘차게 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엽) 지금까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 그리고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재직하고 계신 이해국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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