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치매를 유발하는 '난청', 검사 방법부터 보청기까지

노년기 치매를 유발하는 '난청', 검사 방법부터 보청기까지

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오진승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조영상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다같이) 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이낙준) 오늘은 정말 귀한 손님 모셨어요.

조영상)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에서 난청, 어지럼증, 이명, 안면 마비 등등을 보고 있는 조영상이라고 합니다.

오진승) 이낙준 선생님이 미리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더니 헬프님들이 정말...

이낙준) 댓글 엄청 많이 달렸어요. 이렇게 질문 많이 달린 거는 이비인후과에서 처음인 것 같아요.

이낙준) 요새 난청 환자가 엄청 늘고 있거든요. 실제로 필드에서 체감이 되십니까?

조영상) 네,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이낙준) 아, 실제로? 제가 할 때보다도 더 늘었나요? 8년 됐습니다, 저는.

조영상) 8년 전에 비해서는 거의 한 2배쯤 되지 않나...

오진승) 난청이요?

이낙준) 엄청 많네? 교수님의 시선에서 볼 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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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서 삐- 소리 들어본 적 있다면, 그 원인은 이 중에 하나일걸요?

조영상)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난청이 노인성 질환이다 보니까 노인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노인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오시는 경우도 있고...

이낙준) 그러면 노인 인구에서는 유병률이 어떻게 돼요, 난청이?

조영상) 보통 50세 기준으로 해서는 한 10% 정도 되고, 60세는 25%, 70세는 50%, 80세는 80%가 난청 있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오진승) 저는 다른 과 의사니까, 난청의 정의가 그냥 잘 안 들리는 거? '가는 귀가 먹었다' 이런 얘기를 사실 많이 하는데 난청의 정확한 정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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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순음청력검사'라고 해서 기계 부스에 들어가서 '삐-뿌-' 소리 듣고 누르는 거 있잖아요. 보통 그걸 기준으로 해서 25dB까지는 정상으로 보고, 그보다 작은 소리를 못 들으면 경도 난청이 있다고 시작이 되는 거죠.

이낙준) 그러면 보통 증상은 어떤 식으로 나타나요?

조영상) 나이 드신 분들이 오실 때는 소리가 들리기는 들리는데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 구분을 못 해서 '가는 귀가 먹었다'라고 보통 표현을 하시죠. 젊은 분들은 이명으로 왔는데 청력 검사를 해봤더니 실제로는 난청이 진단되는 분들도 꽤 있으시고요.

이낙준) 소리가 나서 왔는데, 알고 보니까 원인이 난청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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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승) 그런데 유독 난청인 분들 중에 전화 소리를 못 듣는다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조영상) 전화상으로 이제 할 수 있는 중폭 주파수가 제한되어 있어요. 보통 우리가 2,000~4,000Hz 사이를 전화에서 제일 많이 쓰는데, 거기 있는 주파수가 좀 떨어져 계시면 사실 소리 구분하기가 쉽지가 않고요. 조용한 환경에서도 전화 통화를 잘 안 하잖아요. 주변에 소음이 있으면 그 소음이랑 섞여 들리니까 단어 구분이 또 정확하게 안 되시니까 좀 힘드시기도 하고요.

이낙준) 그리고 난청이 심하고 오래되셨던 분은 상대 입을 보고 알아듣는 경우도 되게 많은데, 그걸 못 보니까.

조영상) 요즘 그리고 마스크를 다 끼고 계셔서 더더욱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정도까지 못 듣는 줄 몰랐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내가 도저히 못 듣겠다."

이낙준) 본인이 자각하지 못했다가 자각을 하시게 됐구나.

오진승) 우창윤 선생님은 투명 마스크를 쓰고 다녔거든요.

조영상) 입모양 보이게?

오진승) 아니요, 자기를 알리고 싶어서...

이낙준) 저도 가끔 마스크 끼고 말하면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를 때가 있어요.

조영상) KF94를 꼈을 때 한 12dB 정도 다운된다고 보거든요.

이낙준) 연구 결과가 있군요. 진짜 교수님 모시길 잘했다.

조영상) 그래서 아마 그것 때문에 잘 못 들으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이낙준) 나이가 들면 무조건 생기는 건지,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조영상) 많이 안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정도도 있고 실제로 사회 활동을 많이 안 하시는 분들, TV 소리 그냥 볼륨 충분히 하면 별로 크게 불편함이 없더라, 그러면 잘 안 오시고요. 그런데 실제로 친구 만나는 거 좋아하시고, 바깥에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많이 불편하시죠.

이낙준) 그런데 이 난청이 노인성 인구에서 더 문제가 되는 게, 난청하고 치매가 연관이 있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조영상) 난청이랑 치매가 있다고 밝혀진 게 2017년도 'The Lancet'이라는 되게 유명한 저널에, 2017년도가 아닌가...?

이낙준) 자세히 보시죠, 생각 안 나면. 자꾸 거짓말하면 안 됩니다.

조영상) 2017년 맞습니다. 어휴, 다행이다. '길 리빙 스톤'이라는 선생님께서 치매에 대해서 태어났을 때부터 유전적인 요인이 있고, 중년기 때 교정할 수 있는 게 있고, 노년기 때 교정할 수 있는데요.

조영상) 중년기 때 교정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흡연도 있을 수 있고 당뇨, 지방이라든지, 몸무게, 술...

오진승) 우울증도 있어요, 사실. 우울증도 치매의 원인.

조영상) 그 모든 원인을 통틀어서 1등은 난청이다.

오진승) 그러면 중년 때 난청만 고쳐도 치매 예방에?

조영상) 큰 역할을 한다, 무려 9%.

이낙준) 중년이라고 하면 나이가 몇 살부터 몇 살을 말할까요?

조영상) 60세 되기 전후, 그때까지 포함해서... 그런데 그때 난청을 교정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게 밝혀지면서 굉장히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를 했었죠.

이낙준) 그러면 빨리 난청은 일단 진단을 받아야겠네. 내가 소리가 안 들리는지, 들리는지 일단 확인을 하고 확인이 되면 교정을 해야겠네요? 그런데 그 검사가 많이 어렵습니까?

조영상)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청력 검사, 아마 다 해 보셨을 거예요, 누구나 다 해 보셨을 건데.

조영상) 근처 이비인후과나 아니면 대학병원에 가셔서 부스 안에 들어가서 순응청력검사 하고, 또 단어를 따라 말하는 '어음청력검사'가 있거든요. 그 두 가지를 하면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대충은 파악이 가능합니다.

오진승) 난청의 원인이 있나요?

조영상) 제일 큰 원인은 노화고요. 두 번째로는 소음, 공사장에서 계속 일을 하셨던 분들이라든지 군인들 사격하고, 포사격 하고 이럴 때 요즘에 다 귀마개하고, 또 이중으로 차폐하기는 하는데 하다 보면 빠지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그렇게 해서 오는 경우들도 있고...

오진승) 공항에서 일하는 분들도 위험할 수 있겠네요.

조영상) 지하철도 마찬가지고...

조영상) 그리고는 항생제라든지, 항생제도 이독성, 귀에 독성이 있는 항생제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 잘못 복용하시면 또 난청이 오기도 하고...

이낙준) 역시 이게 답의 깊이가 다르네요. 그런데 아까 난청이 있으면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럼 치료를 어떻게 해요? 난청이 좋아질 수 있어요, 약을 먹으면?

조영상) 약으로 힘든 경우가 많죠. 그런데 실제로 진단을 받으셔야 하는 게, 흔히 말하는 신경 자체가 죽어버린 건지 아니면 뭔가 중이염이라든지, 고막이 천공이 있다든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수술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낙준) 소리가 전달되는 체계에 문제가 있는 건지...

조영상) 신경 자체, 달팽이관 속의 문제인 건지...

이낙준) 그걸 확인해야 한다는 거죠? 그럼 이거 2개가 구분이 됐어, '나는 수술로 할 수 있습니다.'

조영상) 그러면 행복한 겁니다. 수술만 잘 받으시면 난청을 어느 정도 극복하실 수 있습니다. 수술해서 좋아지지 않는, 흔히 말하는 감각 신경성 난청, 달팽이관이든, 뇌로 들어가는 신경 경로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는...

이낙준) 아까 말했던 소음이나 노화에 의한 것은 보통 여기에 속한다고...

조영상) 달팽이관에 속한다고 봐야죠. 결국은 보청기라든지, 인공 와우라든지 경우에 따라서는 골전도 보청기 등등 이런 청각 재활 기기를 써야 하는 수가 있습니다.

이낙준) 이런 얘기가 있잖아요, '보청이 써도 소용없다더라.' 옛날에는 일부 그랬을 수 있지만, 지금은 최신의 진료를 하시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영상) 보청기가 예전에는 불편했어요. 적응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예전에는 다 귓속형 보청기를 많이 하셨었거든요. 그런 걸 하시면 불편하세요. 특히 보청기라는 목적 자체가 상대편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있는데, 귓속형 보청기를 끼면 말을 할 때 본인 목소리가 울리거든요, 귓속에서. 그게 울리다 보면 왕왕거리기만 하고 못 듣는 건 마찬가지라고 하셨는데, 기술이 많이 발전했죠. 전 세계에 있는 메이저 브랜드 6개 회사를 비롯해서 아주 많은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많은 제품들을 개발을 했고요.

조영상) 요즘에는 사실 귓속형보다는 귀걸이형, 귀 뒤에 거는 형을 훨씬 더 많이 하시는 편이고, 특히 우리나라보다 미국이나 유럽은 대부분 귀걸이만 하시거든요. 굉장히 좋아져서, 요즘에 거의 인공지능 칩셋도 들어가 있고 이래서 아마 굉장히 성능이 좋아졌다는 걸 체감하실 거예요.

이낙준) 눈 따라가면서 증폭도 시켜주고 그런다고 하던데...

조영상) '빔포밍'이라고 하죠. 화자가 앞에 한 3명, 4명 있으면 그 소리가 이 사람이 집중해야 하는 소리인지 아닌지를 AI 프로세서가 알아서 조금 필터링해주거나 아니면 내가 고개 돌리는 방향을 인지해서 그쪽을 집중적으로 듣고 나머지 소리는 다 꺼 버리는...

이낙준) 요새는 진짜 장난 아닌 것 같아.

조영상) 많이 편해졌고... 그리고 예전에는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게 쉽지 않았어요. 배터리가 굉장히 작고 손으로 이렇게 하기가 힘든데, 요즘에 다 휴대폰처럼 충전형이거든요. 그래서 무선 충전되듯이 그냥 올려놓기만 해도 그냥 바로 충전이 돼버리니까, 보청기 쓰시는 게 많이 좋아졌어요.

이낙준) 골전도 이어폰을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 골전도 보청기는 어떤 거예요?

조영상) 골전도 보청기도 기본적으로 감각신경성 난청, 아주 많이 달팽이관이 안 좋으면 소용이 없으시고요. 말 그대로 고막을 거치지 않고 이식한 기계 자체 진동으로 들려주는 거기 때문에, 고막에 이상이 있거나 아니면 중이라고 하는 소리 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으면 아주 좋은 대안이 되죠. 왜냐하면 귓구멍을 안 막아도 되니까. 그래서 아주 자연스러운 소리를 청취할 수 있으신데, 그거 말고는 경우에 따라서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할 것 같고요.

이낙준) 우리가 선천성 질환에 대해서 교정할 수 있는 경우가 아직도 많이 없는데, 선천성 난청에 대해서만큼은 인공 와우 이식을 통해서 치료가 되잖아요. 인공와우에 대해서 한 번만 간략하게 알려주신다면?

조영상) 인공와우, 인공으로 만든 달팽이관이니까 달팽이관의 기능이 실제로 많이 떨어져 있는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들도 기계를 심어서 달팽이관 속에 아예 전극을 넣어주는, 바깥에서 오는 소리를 이 전극이 직접 전기 신호로 소리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소리가 잘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수술 직후 잘 듣는 건 아니고요.

조영상) 보통 수술하고 나서 빠르면 3개월, 1년 정도에까지 여러 가지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단어를 점점 잘 듣게 되는 거죠. 실제로 많이 하시는데 권해드리는 환자는 당연히 선천성 난청 환자들. 정말 제가 이비인후과 의사, 특히 귀 파트를 하면서 제일 보람 있는 일은 못 듣는 소아 환자들을 듣게 해 줬을 때.

이낙준) 태어날 때 생기는 거기 때문에 줄어들지 않지만, 언어장애는 엄청 줄고 있죠, 지금. 이것 때문에, 이것 덕분에.

조영상) 성인 환자들도 요새 많이 하세요. 왜냐하면 이 치매 때문에. 보청기를 껴도 그동안 계속 못 들었는데, 내가 이제 나이가 60대 중반인데 보청기 껴도 못 들으면 나중에 치매 오는 거 아니야? 사실상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러면 그때는 적극적으로 인공와우를 권해 드리죠. 나이에 전혀 상관없이 하실 수는 있으신데, 다만 이제 조심하셔야 할 것은 내가 뭐 10년 이상, 20년 이상 오랫동안 못 들었는데 지금에 와서 듣게 해 달라는 건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오진승) 조영상 교수님 모시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어차피 바로 가실 거 아니니까...

이낙준) 보내줄 생각이 없거든요.

오진승) 그다음은 뭐에 대해서?

이낙준) 이어폰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학술적으로 준비를 해 오셔가지고 너무 기대가 커요, 저는 지금. 들으신 내용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다같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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