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먹먹하고 어지러운 '메니에르병', 음식으로 해결 가능?

귀가 먹먹하고 어지러운 '메니에르병', 음식으로 해결 가능?

닥터프렌즈 오진승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삼성서울병원 조영상 교수님 _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우창윤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다 같이) 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이낙준) 네, 오늘도 조영상 교수님 모시고 어지럼증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어지러운 환자분들 정말 많거든요. 질문도 메니에르병에 대해서 엄청 많이 달렸거든요.

오진승) 메니에르가 그렇게 흔한 질환이 아니지 않나요? 

이낙준) 사실 배울 때 메니에르 유병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배웠는데 실제로 보면 되게 많아요.

* 메니에르병 : 내이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난청, 현기증, 이명(귀울림) 3대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

이낙준) 필드에서, 로컬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메니에르 환자가 되게 많거든요.

조영상) 많이 보죠, 게다가 이제 제가 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의 한 축이 메니에르병이다 보니까요.

이낙준) 국내 권위자 아니십니까.

조영상) 아직까지 권위자가 아닌데 노력하겠습니다.

이낙준) 다음 주에 바라니 의학회도 가시고. 아니 근데 메니에르 병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으셨을 텐데, 메니에르가 진전이 됐을 때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거든요. 메니에르가 음식하고 연관이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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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메니에르 치료 방법 1번이 Diet Modification(식이요법). 그게 첫 번째인 이유는, 이 병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치료 방법 중에서 근거가 있다고 할 만한 치료가 귀에 스테로이드를 injection(주사) 하는 것, 재발 시 젠타(겐타)마이신이라는 것을 주사하는 것이거든요.

이낙준) 그건 제가 논문으로 썼었죠.

조영상) 훌륭하십니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치료하는 게 그나마 근거가 Class 1B 정도로 되어 있고, 나머지는 사실 그렇게 의학적인 증거가 있진 않아요.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이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조금 바꿔보는 것이거든요. 근데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게 결국 수면이나 스트레스나 식이거든요. 보통 식이 조절하는 걸 많이 권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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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어떤 식으로 조절해야 하나요?

조영상) 많이 들어 보셨을 거예요 아마, 저염식 하라고.

이낙준) 근데 얼마나 저염식을 해야 해요?

조영상) 정확하게 소디움(Sodium)이라고 해서 나트륨을 하루에 얼마나 복용하라는 지시 사항이 있기는 있는데요.

오진승) 우리가 그걸 맞추면서 먹기 쉽지 않잖아요.

조영상) 그렇죠. 그렇게 쉽진 않고 그냥 너무 짜게 먹지만 말라고 저는 보통 권유해요. 대표적인 게 찌개류. 김치찌개, 부대찌개 혹은 여러 가지 음식이 있는데, 정말로 짠 젓갈류. 그것들을 피하라는 것. 여러 가지 학술적인 근거를 보면 짜게 먹는 것도 안 좋지만 짜게 먹었다가 싱겁게 먹었다가, 짜게 먹었다가 또 싱겁게 먹는 것도 안 좋다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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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그런데 대표적으로 그렇게 먹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직장인이잖아요. 구내식당이 없어서 근처에 나가서 밥을 먹어야 하는데, 오늘은 부장님이 '부대찌개 먹자!', 저녁에 집에 갔더니 갑자기 싱거운 걸 먹고.

오진승) 아무래도 집밥은 싱겁고 식당은 MSG, 조미료 맛이 강하죠.

이낙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안 좋군요.

조영상) 그리고 과식해서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규칙적으로, 조금씩.

또 하나 제일 중요한 건 커피. 하루에 커피 몇 잔 드세요? 하루에 4~5잔 드시면 문제 될 수 있거든요. 카페인은 보통 하루에 한 잔! 200mg 정도 카페인 양으로 치면, 그 정도만 주로 권유해요. 그 외에 초콜릿, 치즈, 유제품. 우유랑 요거트. 약간 발효된 유제품이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영상) 술도 발효된 술. 와인 같은 과실주. 근데 레드 와인은 안 괜찮고, 화이트 와인은 괜찮아요.

이낙준) 레드 와인은 왜 안 좋죠?

조영상) 티라민이라는 아민 성분(유기화합물)이 들어가 있는데, 티라민이 혈관을 수축하는 작용을 하거든요. 혈관이 수축하면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는 편두통이에요. 편두통 있으신 분 중에 메니에르 겪는 분이 굉장히 많거든요. 혈관이 수축되면 달팽이관이나 전정 기관 내에 있는 물이 잘 배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이낙준) 아, 이게 하이드롭스(Hydrops)랑 연관이 있구나.

조영상) 그렇죠. 그러면 내림프 수종이랑 이어지죠.

* 내림프 수종(Endolymphatic Hydrops) : 증가된 내림프액에 의하여 내림프강을 형성하는 구조물이 팽창되어 나타나는 병리 조직학적 소견

조영상) 그런 면에서도 가능하면 티라민이 많은 성분은 피하는 게 좋아요. 견과류도 마찬가지고. 술 중에서 소주는 좀 괜찮고, 레드 와인이나 맥주는 좀 안 좋고. 이런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낙준) 피해야 할 것 천지네요. 이건 한 번씩 정리를 해야겠네!

오진승) 근데 이렇게 식이요법 하시는 분은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조영상)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 말 듣고 하루 커피 5잔 먹다가 디카페인 한 잔만 마셔요.

초콜릿도 피하고, 금주도 하면 확실히 많이 좋아지세요. 근데 사실 수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먹는 것과 수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조영상) 예전에는 메니에르 확진이라고 하면 사람이 죽었을 때 귀에서 내이 기관을 빼낸 후 이걸 잘라 측두부 표본을 확인해서 내림프 수종이라고 하는, 물이 가득 차 있는 달팽이관이 확인되면 확진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살아 있는 사람에게 진단할 수 없는 거니까 그 진단 기준이 2015년에 없어졌죠.

없어져서 지금은 환자의 병력, 한 마디로 환자의 증상이죠. 제일 중요한 증상은 어지럼증. Vertigo Attack이라고 하는 갑작스러운 회전성 어지럼증이 있어야 하고요. 두 번째로는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동반되는 것.

조영상) 그리고 세 번째로는 청력검사를 실제로 했을 때 저주파나 중간 주파수 청력이 떨어진 게 확인이 되어야 해요. 그런데 이게 fluctuation이라 해서 좀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 두 번 이상 확인되면 지금은 Definite Meniere(메니에르 확진)라고 하거든요.

이낙준) 보시는 건 다른 걸 연구하신 거잖아요.

조영상) 저는 청력이나 증상만 가지고 하다 보니까, 실제로 메니에르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오진단 되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메니에르로 진단이 된 상태에서 저에게 왔지만 제가 실제로 진단했을 때 메니에르가 아닌 환자도 꽤 있어요.

조영상) 메니에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이유는 내림프 수종 달팽이관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이낙준) 그렇죠. 그걸 확인을 못 했잖아요.

조영상) 그런데 2004년부터 MRI 중에서 내림프 수종, 달팽이관을 볼 수 있는 MRI 프로토콜이 개발됐어요. 2015년에 일본의 모 대학 그룹에서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서 삼성서울병원이 대한민국 1번으로 MRI를 세팅했죠.

이낙준) 그 세팅을 교수님이 하신 건가요?

조영상) 제 위에 계신, 더 훌륭하신 교수님께서 세팅하셨고, 저는 옆에서 보조 역할을 했죠.

오진승) 보조가 원래 제일 중요하죠 사실.

조영상) 흠... 네... 그런 걸로...!

조영상) 그렇게 해서 일단 세팅했었는데, 문제는 찍고 나면 그 안에 있는 달팽이관 속에 얼마나 물이 찼는지 계산해야 하잖아요.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제가 보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가 다 계산해야 하잖아요. 2개월, 3개월 하다 보니까 '이거 인공지능이 해야겠는데?' 이런 니즈가 생기는 거죠.

그래서 삼성서울병원 스마트 헬스케어센터와 협업해서 인공지능으로 물의 양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아마 올가을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오시는 모든 환자 분들은 달팽이관 속에 내림프 수종이 정확히 몇 퍼센트 있는지 자동으로 계산된 MRI를 경험하실 수 있어요.

이낙준) 이건 의학의 진보인데요?

조영상) 세계 최초입니다.

이낙준) 그럼 이 영상 제목을 세계 최초로 메니에르 알고리즘을 개발한...

오진승) '보조' (감동 파괴)

오진승) 많은 분이 메니에르라고 하면 난치병이라고 하잖아요. 연예인이 메니에르에 걸리면 '○○○ 연예인이 걸린 난치병'이라고 기사가 뜨고요. 많은 사람이 메니에르 안 낫는 병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음식이나 수면 이런 걸 신경 쓰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는 거죠?

이낙준) 개선될 수 있다!

오진승) 관리하는 질환이네요. 어떻게 보면 완치라기보다는.

조영상) 맞습니다. 당장은 좀 좋아지더라도 나중에 또 무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재발하면 또 적절하게 관리해서 유지하시고, 약으로 서포트하시면 또 좋아지실 거예요.

이낙준) 사실 메니에르...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잘 몰랐던 병인데요. 오늘 이렇게 명확히 설명해 주시고 나을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주셨어요. 많은 분에게 이 내용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러고 교수님 보내드릴 것 같지만요. 댓글을 많이 남겨주셔서, 그중에서 중복된 질문을 저희가 추려서 QnA를 해 보려고 합니다. QnA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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