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시간이 견디기 힘들다면?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법!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권수영 교수_이하 호칭 생략)
몸장)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권수영) 저는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상담과 코칭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권수영 교수입니다.
몸장) 오늘 제가 궁금한 게, 우리가 대화하면서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지는 침묵의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 때 우리가 어떻게 그런 침묵의 순간에 대처할 수 있을까요?
권수영) 몸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 사람이 침묵 견디는 걸 힘들어하는 것 같으세요?
몸장) 저는 좀 힘듭니다.
권수영) 제가 처음에 미국 가서 놀란 게요. 모르는 사람이 저에게 인사를 하더라고요. 미국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해요. 영화 보면 모르는 사람끼리 농담 무지하게 잘하잖아요? 영화라서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보면 모르는 사람에게 굉장히 말을 잘 건네요. 왜 그럴까 제가 생각해 봤는데요. 사고방식이 달라요. 미국 사람들은 관계를 맺는 게 일이에요. 이게 개인주의 국가의 특징인데, 어릴 때부터 사회성 만들어가는 것을 배우는 것 같아요. 하나의 기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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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영) 관계를 맺는 게 Doing의 문제예요. 말을 건네고, 농담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랫동안 같이 모여 사는 농경 주의 문화에서 살았잖아요. 이들에게 관계란 오래 봐야 만들어지는 것이에요. 그래서 시간도 오래 걸려요.
이건 Doing의 문제가 아니라 Being의 문제예요. 많이 보고, 오래 인연을 유지해야 편한 거예요.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건 불가능한 거죠. 제가 한국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안녕?' 이렇게 말을 걸면 다들 '뭐야. 이 아저씨 왜 이래' 이런 분위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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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영) 우리는 이런 상황이 굉장히 어색한 거예요. 관계를 맺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우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침묵을 견디기 힘든 것은 그 사람과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 거죠.
침묵이 힘들다는 건 그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오래 본 관계는 아니고, 만난 지 얼마 안 됐고, 관계가 조금 미미하니까 이 상황을 Doing으로 이끌어 가는 게 어려운 거죠. 이럴 때 제일 많이 실수하는 게 뭐냐 하면 쓸데없이 정보를 물어보는 거예요. 나이가 몇 살이냐는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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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영)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처럼,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보라고 하면 보통 '너 이름이 뭐니?' 이런 걸 묻잖아요. 가만 보면 낯선 사람과 관계를 틀 때 정보를 물어보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상담 문화가 굉장히 익숙해도, 대한민국에서는 심리 상담 문화가 이제 말 정착해가는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모르는 사람에게 가서 자신의 은밀한 이야기를 하는 게 굉장히 어색한 겁니다. 정말 당연한 거예요. 이런 문화에서 살아온 사람에게는 어려운 거니까요.
권수영) 그래서 한국 사람과 상담할 때는 1회기 때 정보를 교환하는 게 좋지 않아요. 상담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무조건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하는 거죠. 감정을 먼저 다뤄야 하는 거죠. 한국 사람들은 상담을 결심하고 상담받으러 오는 것도 힘들어요. 고민하다가 어렵게 오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불안한 상태로 오는데, 이 감정이 안 다뤄지고 갑자기 이름부터 시작해서 가족 관계 등을 묻다 보면 내담자 입장에서는 '여기는 내가 생각한 곳이 아닌가 보다' 하면서 한두 얘기하다가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이죠.
권수영) 우리가 어색한 사람, 어색한 공간을 이기는 방법은 정보를 교환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거예요.
몸장) 우리가 일반적으로 어색한 사람과 대화할 때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캐묻잖아요. 잘못된 방법이네요? 그러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어색한 사람들과 대화할 때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캐묻잖아요. 잘못된 방법이네요.
권수영) '어디 학교 나오셨어요?' "저 그 학교 근처에서 살았어요' 이런 걸 캐묻기 시작하면 더 어색해지는 거죠.
권수영) 만약 그날의 날씨가 굉장히 춥거나 눈이 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해 볼게요. 영화 같은 걸 보면 이럴 때 '눈 굉장히 많이 오는데 큰일 났네', '눈 오는 날 운전 무서운데' 이렇게 말을 시작해요. 그러면 상대방도 '맞아요. 저도 지난번에 사고 날 뻔했어요' 이런 답을 하는 거죠.
이런 대화에는 개인의 정보를 교환하지 않아요. 불안한 마음을 공유했더니 소통이 원활해진 거죠. 아까 침묵에 대해서 물어보셨잖아요. 침묵이 정말 중요한 이슈입니다. 상담에서는 내담자와 상담할 때 내담자가 침묵하면 상담자가 침묵을 깨지 않아요.
몸장) 침묵도 하나의 언어라고 배우긴 했죠.
권수영) 내담자가 정보를 교환하다가 어느 순간 감정이 내려가기 시작할 때가 있어요. 어떨 때는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지하로 막 내려가기도 해요. 그걸 쓸데없이 브레이크 아웃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잠깐, 왜 얘기를 안 하세요'라고 말하면 꺼내 놓으려고 했던 감정이 다시 사그라드는 거죠. 그러니 침묵을 허용하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어렵습니다. 상담사 중에서는 '메시아 컴플렉스'라고, 내가 이 사람을 도와줘야 하고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어요. 이런 상담사는 내담자가 말을 안 하면 본인이 말을 시켜요. 이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야 더 많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거죠.
권수영) 사실 그걸 눌러야 해요. 왜냐하면 내담자는 지금 제대로 자신의 감정에 접근하고 있는데, 상담사가 그 시간을 단축하려다 내담자의 감정을 끊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일반인 중에서도 메시아 컴플렉스에 해당하는 분이 있어요. 관계를 막 맺어갈 때, 관계를 만들어가는 중에 자신이 뭔가 말을 이어가야겠다고 느끼는 분이죠. 내가 상대방에게 조금 더 좋은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예요.
이런 욕구가 클수록 침묵을 깨고 상대방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건네야 할 것 같은 강박을 느끼게 돼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 있는데요. <나와 너>라고 하는 책이에요. 저희 둘이 '나와 너'의 관계로 만나기는 쉽지 않아요. 저희 같은 상황에서는 '나와 그것'으로 만나는 경우가 더 많대요.
권수영) '나와 그것'은 상대방과 내가 똑같은 인격체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대상화, 즉 평가 대상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똑같은 인격체로 만나는 나와 너의 관계가 아니라는 거예요.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나와 너'의 관계보다는 '나와 그것'의 '그것'으로 살아요. 평가받는 대상으로. 어린 시절에는 동생과 비교당하고, 학교에서는 동급생과 비교당하면서 다른 사람 앞에 당당하지 못하고 '그것'으로 살게 되는 거죠. 평가받는 대상으로.
몸장) 그러면 그 사람은 결국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혼자일 수밖에 없게 되겠네요.
권수영) 두려움이 있겠죠.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크겠죠. 평가 불안이 그런 것 같아요.
권수영) 내 주장을 잘하지 못하고 자꾸 상대방이 나를 중요한 대상으로 여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사는 거죠. 제가 제일 안타까워하는 게 요즘 MZ세대분들이 쓰레기라는 단어 많이 쓰잖아요. 저는 그 얘기가 너무 가슴 아파요. 쓰레기가 버려진 물건이거든요. '나는 쓰레기야'라든지, '너 쓰레기야'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나와 너'가 아니라 '나와 그것'의 '그것'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던지기 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몸장) 그렇다면 그런 사람일수록 침묵이 더 어렵게 느껴지겠네요.
권수영) 침묵하면 '어, 큰일 났다. 내가 이 사람에게 중요한 대상처럼 보이려면 이야기도 해야 하고, 도움도 줘야 하는데' 이런 생각, 거의 컴플렉스에 가까운 강박을 느끼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쓸데없는 얘기도 던지게 되는 거고요. 자신이 상대방에게 꼭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니라면 사실 침묵해도 괜찮은 건데, 뭔가 얘기하지 않으면 자신이 이 모임에서 중요한 대상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가지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몸장) 그렇다면 '나와 그것'의 관계에서 '나와 너'의 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권수영) 최근에 책을 한 권 샀어요. 관계를 맺는 데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내용. 우리가 이제 알았잖아요. 거리 두기가 괜찮다는걸. 나와 상대방을 위해 건강한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 얘기잖아요. 관계도 그렇다는 거죠.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거리를 둘 필요가 있어요. 내가 지금 이곳에서 침묵을 경험하는 것과 과거의 내가 '그것'으로서 조금 부정적으로 평가받았던 경험이 같지 않다는걸. 그 경험을 끌고 올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해요. 예전에 평가받았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존재예요.
몸장) 나와 내가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권수영) 그렇죠. 내가 '그것'으로 살며 경험했던, 평가받는 대상으로 살며 자신을 낮게 여겼던 때가 굉장히 많았잖아요.
권수영) 그렇게 사는 게 익숙한 사람들은 늘 뭔가 해야 했어요. 뭔가 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자신이 인정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잘하는 것 중 하나가 뭐냐면, 착함으로 승부하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내가 상대방에게 양보하고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면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자신이 공부도 잘 못하고, 운동도 잘 못하는 것 같다거나 형이나 동생보다 칭찬받을 거리가 없는 생각이 들면 착함으로 승부했어요. 엄마, 아빠에게 칭찬받을 게 없었는데 착함과 순종으로 칭찬을 받은 거죠. 착함으로 승부하는 사람들은 결국 '나와 너'로 살기보다는 끝도 없이 '나와 그것'으로 살게 돼요.
권수영) 내가 평가받는 대상이니까, 좋은 대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내가 뭔가를 해야 하는 거예요. 내가 다른 사람한테 말도 건네야 하고, 내가 상대방에게 좋은 대상처럼 비춰져야 하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침묵이 불안한 거고, 뭔가 해야 하는 거예요. 메시아 콤플렉스가 있는 상담사일수록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거죠.
몸장) 그렇다면 남의 침묵이 불편하고, 과거의 경험 때문에 자신과의 거리 두기가 어려운 상황일 때 거리 두기를 시도할 방법이 있을까요?
권수영) 거리 두기를 잘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을 들여다볼 힘이 있어야 해요. 아까 말한 것처럼 내가 과거의 나를 잊어야 해요. 내 안에 있는 매니저가 그 어린 시절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죠. 침묵이 이어지는 상황이 오면 어떤 말이 우리에게 들려요.
이너 보이스라고 하죠. '네가 먼저 한다고 해' '네가 인사해' '네가 빨리 얘기해' 이런 말이 우리를 피곤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면의 목소리가 결코 우리의 적이 아니에요. 버려야 할 대상도 아니고요.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지만, 과거의 경험을 인정하고 그때의 나와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해요.
권수영) 이걸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마음의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대상을 만나는 거죠. 내가 가공한 마음의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나를 평가하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의 인격체로, 내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보여줄 수 있는 대상을 만나는 게 중요해요. 절친이면 정말 좋겠죠.
꼭 또래일 필요도 없어요. 부모일 수도 있고. 이런 사람과 관계를 쌓아 여러 경험을 하다 보면 내가 과거의 경험을 현재로 끌어당기지 않고 거리를 둘 수 있고, 스스로 당당함을 느낄 수 있겠죠. 그런 존재가 주변에 없다면 심리 상담사를 찾아가세요. 심리 상담사는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만나줄 수 있는 대상이니까요.
몸장) 다시 침묵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어떤 사람과 대화할 때 순간 침묵이 길어지게 될 수 있잖아요. 당장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권수영) 상대방의 공간을 허용해 주는 거예요. 그 공간은 심리적 공간이에요. 상대방이 만약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 상대방 마음의 공간을 지켜주는 게 먼저예요. 상대방이 충분히 자신의 심리적 공간을 확보하고, 마음에 안정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해요.
몸장) 그렇다면 매력적인 사람이 대화하는 방법, 이게 따로 있을까요?
권수영) 공감적 경청을 잘하는 거예요. 경청이라 하면요. 그냥 귀로 듣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을 확인하느라 바빠요. '우리 부모님이 아주 어린 시절에 이혼하고 나는 할머니 손에 컸어요. 그런데 이게 사실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내가 많이 숨겨왔어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머리로 경청하는 사람은 주로 '9살 때 몇 학년이죠?' 이런 걸 물어봐요. 중요하지 않잖아요.
이분이 지금 이 얘기를 꺼내기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는 게 제대로 된 경청이죠. 이걸 공감적 경청이라고 해요. 매력적인 사람은 잘 들어줘요. 그런데 그냥 들어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과 감정까지 들어줘요.
권수영) 그런 사람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런 사람과 대화하고 있으면 '이 사람한테 내가 나에 대한 걸 다 얘기할 수 있겠다, 내 안에 있는 기억을 끄집어서 내가 얘기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죠.
몸장) 그러니까 경청할 때 잘 듣고 나서 어떤 말을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요.
권수영) 그렇죠. 영상 보시는 분 중에 제 나이 또래분은 아실 거예요. 저희 세대가 맨날 욕먹는 게 그거잖아요. '라떼는 말이야~!' 이 세대도 나름대로 공감하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포인트를 잘못 잡은 거죠. 저는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나 때는 말이야' 대신에 '내가 느끼기에는'으로 바꿔보시라고.
권수영) '내가 느끼기에는 네가 진짜 무력감이 클 것 같아'라고 얘기하면 '이 아저씨가 어떻게 알았지? 내가 지금 제일 힘든 건 무력감 때문인데' 이렇게 생각하게 될 거예요. 그러니까 정보보다 감정을 나누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거죠.
몸장) 그러니까 '나 때는'이라고 말하며 어떤 정보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때 느꼈던 나의 감정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신 거죠?
권수영) 그렇죠. 서로의 감정이 컨택 포인트가 될 때 유기 불안에서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생기는 거죠.
몸장) 이게 바로 아까 말씀 해 주신 '나와 너'의 만남이라는 거고요.
권수영) 맞습니다.
권수영) 명상 콘텐츠로 명상하는 사람 중에 30대가 제일 많다고 합니다. 명상 콘텐츠 만든 회사가 다 그렇게 얘기해요. 그들에게 안전하게 자기 내면을 꺼내 놓을 수 있는 사람, 공감적 경청을 해 주는 어른이 없다는 얘기예요. '나와 너'로 만날 사람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명상이나 심리 상담에 관심을 가지는 거예요. 자신을 평가하는 것과 거리가 머니까. 그래서 저는 '나와 너'의 관계로 만날 수 있는 어른이 많아져야 세대 소통 또한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몸장) 오늘 권수영 교수님을 모시고 침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지, 소통에 있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그럼 오늘의 심리학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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