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 나라에서는 평범해도 한국인이라면 한류스타라고?

YouText 2022. 5. 4. 09:58

이 나라에서는 평범해도 한국인이라면 한류스타라고?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BTS나 블랙핑크처럼 수많은 팬의 환호를 받는다거나, 팬들이 먼저 다가와 사진을 요청하거나 또는 파파라치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진을 찍히는 경험은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그런데 굳이 아이돌이나 영화배우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한류 스타처럼 스타가 된 듯한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아주 평범한 한국인이 방문해도 한류 스타인 것처럼 먼저 다가와 사진을 찍어 가거나, 한국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뒤로 졸졸졸 쫓아다니는 사람이 생긴다는 이 나라는 과연 어딜까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기준 한국은 6,444달러(700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수입액에 있어서는 6,151억 달러(680조 원)로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홍콩, 영국에 이어 세계 9위를 기록했죠.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은 1조 2,595달러로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홍콩, 프랑스를 이어 세계 8위입니다.

2017년 수출액 5,737달러와 수입액 4,785달러로 사상 최초로 무역액 1조 달러를 기록한 후, 2018년과 2019년에도 3년 연속 1조 달러를 돌파했죠. 2020년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2021년에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써 내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언급했듯이 코로나가 전 세계를 지배했던 2020년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후퇴를 경험했으나, 한국에서는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렸습니다. 바로 콘텐츠 수출액이 14조 원을 돌파한 것이죠.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년 1월 24일, 2020년 기준 콘텐츠 산업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죠.

출판/만화/음악/게임/영화/애니메이션/방송/광고/캐릭터 등등 콘텐츠 분야 수출이 많이 증가한 겁니다. 아무래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콘텐츠 수요가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수출 실적으로는 잡히지 않는 '한류'가 벌어들이는 자산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입니다.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한반도가 탄생한 이후로, 아니 지구가 생겨난 이래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나라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이 전 세계로부터 모든 관심을 받게 되면서 한국에서는 오히려 한국을 깎아내리는 발언이 종종 들려옵니다.

일시적인 현상에 불가하다는 것, 한국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의 환상이라는 것, 오랜 기간 억압된 역사를 경험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받으면 우쭐해하는 전형적인 비굴함이라는 것 등 긍정적인 면을 보는 사람보다는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 난 사람을 꽤나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한류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이라는 말은 진부하고 고루한 편견입니다. 현재 한국이 받는 관심은 일시적인 관심을 넘어 아주 오래 진행될 것 같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라는 독특한 국가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가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그들을 보기 위해 수천 명의 팬이 운집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해외에서 진행하는 콘서트가 티켓 오픈 10분 만에 매진되는 것은 평범한 일입니다. 전 세계 모든 방송국에서는 그들을 초청하지 못해 안달이 났고, 유튜브에 올라온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는 하루 1억 명이 넘는 팬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보면 예전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했던 영국처럼 대륙마다 그들의 인기가 매일매일 갱신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지난 4월 8일 BTS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대면 콘서트를 개최했는데요. 티켓 예매 시작 하루 만에 65,000석이 매진됐고, 공연 하루 전에는 MGM 호텔뿐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자체가 보라보라하게 변했습니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은 BTS가 사랑하는 붕어빵과 비빔국수를 메뉴로 내놓았고, 세계 3대 분수 쇼로 알려진 '벨라지오 분수 쇼'는 그들의 음악을 주제로 분수 쇼를 선보이기도 했죠. 라스베이거스가 아예 방탄소년단의 도시가 되어, 방탄소년단의 위엄을 엿볼 수 있었죠.

한류가 열풍이라 하지만 일반인인 우리가 실질적으로 그런 한류 스타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그들만큼 잘 생기지도, 춤을 잘 추지도, 노래를 잘하지도 못하니까요.

만약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외국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수천만 명이 나를 보고 환호하고 그들 중에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팬이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수십만 명의 팬들이 오로지 나를 보기 위해 목 빠지게 기다리면서 응원 도구를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내가 한국어로 부르는 그 노래 한 마디 한 마디를 외국인들이 그대로 따라 불러 준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이런 것들을 직접 경험한다면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새롭게 정립하게 될 듯한데요.

그런데 BTS나 블랙핑크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어느 정도 그들의 기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인도네시아입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인도네시아에 대해서 아는 대로 답해 보라고 질문한다면, 인구수 2억 7천만 명에 달하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 / 관광하기 가장 좋은 나라 / 동남아시아 최고 인구수를 보유해 모든 기업이 입맛을 다시는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시장 / 인구 90% 가 무슬림이라는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인도네시아에 대한 정확한 정의지만 1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라거나, 현재 전 세계에서 인도 이후로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라는 사실에 말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3억에 가까운 전체 인구 중 43%가 25세 이하의 젊은 층이라는 사실도 말이죠.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아이돌이나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연예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떤 이유인지 한국인들이 자카르타나 자바섬, 족자카르타 등 관광지를 다니다 보면 고등학생 대학생 할 것 없이 그네들이 먼저 다가와 사인해달라고 요청하거나 같이 사진 찍어 줄 수 있겠냐 부탁을 심심찮게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 족자카르타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수학여행 중이던 현지 고등학생 단체와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지극히 평범한 저에게 한 명 한 명 다가와서는 같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말하는 바람에 곤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혹시 오해할까 싶어 '연예인이 아닙니다'라고 말해도 아랑곳없이 한국인과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체되어 아쉬웠지만, 마치 연예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한국인에 대한 이런 반응은 다른 국가에서 느낄 수 없는 인도네시아만의 독특한 문화입니다. 그 이유는 인도네시아에 25세 이하 젊은 인구의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젊을수록 IT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좋고, 유튜브/인스타그램/트위터 등의 SNS 활용도가 높다 보니 이 두 가지에 모두 익숙한 이들에게 최신 한국 아이돌은 가히 신적인 존재입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 전 세계 일반인을 상대로 해외여행 후기나 관광지를 소개하는 영상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인도네시아 응답자의 75.5%가 그렇다고 대답해 부동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케이팝 등을 통한 한류 아이돌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나 예능에 대한 인기도 상당한 편이죠. 이런 한국에 대한 관심은 비단 아이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국 연예계 전체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이런 관심 덕에 저처럼 평범한 한국인에게도 '혹시 우리가 모르는 연예인일 수 있다'며 다가오는 것이죠. 한국에서 유학 중인 한 인도네시아 여학생은 자신이 인도네시아에서 실제로 경험했던 일을 소개했는데요. 한국 사람이 인도네시아를 돌아다니다 보면 현지인들이 먼저 다가와서 사인해 달라고 사진을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또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몰래 사진 찍거나 졸졸 쫓아다니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경험담도 종종 공유되곤 합니다. 특히 한국인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이런 일이 많이 생기는데요.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한국 남성들을 패셔너블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옷차림만 보고 단번에 한국인임을 알아차리고는 몰래 사진을 담는다고 하죠. 한류 열풍이 확산되면서 일반인도 팬 아닌 팬을 거느리게 되는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입니다. 어쨌든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류로부터 시작된 것은 사실입니다. 한류의 가능성을 최초로 보여준 곳은 중국인데요. 예전 흥선대원군처럼 국가의 문을 굳건하게 닫아 쇄국 정책을 펼쳤던 중국이지만, 덩샤오핑은 국가 발전을 위해 문을 열어야 한다며 본격적으로 다른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비교적 빠르게 중국과 수교를 체결했죠. 1992년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이었습니다.

1991년 APEC 3차 회의차 한국에 방문한 중국 외교부장 '첸지천'을 만난 노태우 대통령은 중국과 수교를 맺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1년 뒤 한중 수교가 체결됐습니다. 정부와 정부 간에 수교가 체결되면 가장 먼저 교류하는 것은 단연 문화입니다. 무기나 상품은 국가 체제 근간을 수 있는 다소 위험한 교류 상품이기 때문에 일반 서민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를 시작으로 차츰차츰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 마련이죠. 어쨌든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한국의 드라마 및 음악 등은 별다른 제약 없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요. 이때부터 한류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합니다.

'Korean Wave'라고 불리는 한류는 '한국 유행 문화'를 부르는 용어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 유행 문화는 중국을 거쳐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유럽 / 중남미 / 북미 / 아프리카 할 것 없이 전 세계 곳곳에 한국의 진한 향기를 남겼고, 이제 한류 덕분에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로 거듭났습니다.

한국 깎아내리기 바쁜 이의 말과 다르게 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 듯하며, 한국인이 한류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것 역시 오랜 기간 억압된 역사를 경험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우쭐해하는 전형적인 비굴함도 아닌 듯합니다. 그저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을 뿐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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