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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사별, 소중한 사람이 떠났을 때 나를 지탱할 수 있는 방법

YouText 2022. 4. 21. 17:54

갑작스러운 사별, 소중한 사람이 떠났을 때 나를 지탱할 수 있는 방법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_ 이하 몸장)

고선규 박사님 _ 이하 호칭 생략)

 

몸장)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고선규) 저는 고선규라고 하고요. 임상심리학 박사고, 자살 사별자 지원단체인 '메리골드' 대표도 함께하고 있고요. 최근에 '여섯 밤의 애도'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몸장) 사실 자살과 사별이라는 주제가 되게 민감한 주제잖아요. 어떻게 보면 내 곁의 사람이 떠나가는 것은 누구나 겪는 일인데, 그 직후에 느껴지는 감정... 그게 가장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일단 처음으로 생각했을 때는. 그랬을 때 그 감정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 게 맞을까요, 그리고 또 어떤 감정이 느껴질까요?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네, 참 어려운 것이 그냥 우리는 자연스럽게 '아, 누군가를 떠나보내면 당연히 슬프지 않겠어?'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특히 조금 일반 사별하고, 여기서 일반 사별이라고 함은 암이라든가 아니면 어떤 오랫동안 병환에 계셨던 그런 분들... 그분들은 물론 준비된 이별이 아니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급작스럽게 누군가를 사별하신 분들 입장에서는 준비된 이별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분들, 그런 분들도 떠나보내고 나서 한동안 굉장히 죄책감을 느끼시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슬픔 이전에 죄책감, 분노, 또 불안감, 공포, 그리움 다시 만나고 싶은 어떤 강렬한 그런 열망들... 그래서 흔히 그냥 일반 사람들이 사별 경험이 없으신 분들은 당연하게 '누군가를 잃으면 슬프겠지'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여러 가지 감정이 정말 뭉쳐서 오는 것 같아요.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특히 일반적인 사별이 아닌 자연재해라든가, 교통사고라든가, 각종 재난이라든가, 자살 사별자분들같이 이렇게 저희가 부르는 용어로는 '외상적 사별'이라고 하는데, 그런 사별을 경험하신 분들은 슬픔 이전에 너무 당황스럽고 현실감이 들지 않는 거예요. 이게 도대체 나한테 일어난 일이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이런 상태가 굉장히 좀 오래가고,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불안하기도 하고, 웃으면서 한동안 잘 지내기도 하고, 되게 롤러코스터 타는 그런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나를 버린 것 같은 배신감도 느껴졌다가 물론 개인차는 맥락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할 수 있습니다만, 누군가를 잃으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그 슬픔을 느끼기까지 굉장히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 처음 느끼는 감정들 이런 것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동안 굉장히 고통스러운 시간을 많이 보내시게 된다...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이거는 누군가를 잃은 그 사건이 주는 너무 당연한 감정이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이 이 감정이 너무 낯설고 생경하다 보니까 빨리 이것들을 잘 처리해서 빨리 떠나보내려고 하고 그것에 머무르지는 않으시거든요. 그런데 애도 이론에서 보면 사별 경험이 주는 감정들을 그냥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 그대로 겪어내는 그 시간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 시간들을 온전히 겪으셔야 된다가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대부분은 그 시간을 안 겪으려고 하시기 때문이죠. 스킵하고 넘어가시려고 하거나 아니면 피하려고 하거나 없었던 일처럼 하시려고 하다 보니까 더 아픈 시간들을 보내시기 때문이에요.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이 고통의 시간들을 어떻게 잘 대처해야 합니까?'라는 답은 그 당연한 감정들이 모두 다 지극히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물론 너무 아파요, 너무 아파요. 내가 그렇게 나한테 의미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떠나보내고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프겠어요. 그 아픈 게 너무 당연한 거예요. 그 아파해야 하는 게 애도예요. 애도의 처음 시작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다만 그게 그 사람의 어떤 개인의 일상생활을 해치지 않게 잘 이 아픔의 시간들을 겪어나갈 수 있게끔, 어떻게 보면 손잡고 같이 가드리는 것, 그래서 애도 상담에는 컴페니언십 같은 게 있어요. 같이 걸어가는 것, 그 고통의 과정에서 그 사람이 겪어 내는 고통의 아픔들에 대한 목격자가 돼 주는 것. 이런 말들이 있는데,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몸장) 이게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감정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슬픔이나 그런 감정들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죄책감이나 자살자에 대한 분노나 원망이나 배신감 같은 감정이 들면 자괴감이 들 것 같거든요. 그런 감정도 당연한 감정인가요?

고선규) 네, 그러니까 그 감정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거죠. 생기는 것은 굉장히 그 자체로 너무 당연한 감정이고 '이걸 빨리 치워야 해' 그런 건 아니에요. 아무리 카펫 밑으로, 아무리 상자에 넣어서 봉인하려고 해도 그건 어느 순간, 언젠가는 다시 다 떠오를 거예요. 근데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어떻게 내가 다루느냐... 자살 사별자들이 일반 사별자들하고 가장 크게 다른 건, 물론 개인차는 있어요, 모든 자살 사별자도가 그런 건 아니지만.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가장 크게 다른 핵심 하나를 꼽자면 저는 죄책감이라고 생각하고 이건 연구를 통해서도 많이 밝혀진 사실인데요. 그 죄책감을 '당신 탓 아니에요', '그거는 고인의 선택이니까 당신 탓 아니에요'라고 백번 주변에서 말한다고 한들 그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아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내가 왜 그런 죄책감을 느끼는지 그 사람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이 있어요. '내가 ~했었어야 하는데...' 그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아요. 어떤 분이 자주 보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자조 모임에는 여러 사람들이 여러 죄책감을 얘기하거든요.

몸장) 잠깐만 자조 모임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신다면...?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같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 모여서 서로 위로하고, 지지하고, 정보 공유도 하고 그러는 모임이에요. 여기서의 이점은 내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어떤 관계에서의 애도 경험을 듣고 내 애도 경험에 조망을 넓히기도 하고 미리 가본 애도 과정을 겪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죽음에 대한, 혹은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자주 모임인데요. 그런 곳에서 죄책감에 대한 얘기가 항상 중요한 주제로 떠올라요. 사별자가 그 죄책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그 사별자의 애도 과정에 굉장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남들이 '하지 마라', '인지행동 치료적으로 이거는 타당한 생각이 아니고 역기능적인 신념이고...' 그렇게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이 죄책감 영역을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그냥 사별자가 단념하는 지점이 있어요. 내가 이렇게 해도 고인은 살아 돌아오지 않는 것, 그리고 여러 가지 단념들이 있어요. 고인 외에 다른 관계들도 있잖아요. 고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다른 삶의 사건들 그리고 관계들이 있었음을 내가 인정하는 것.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왜냐하면 자살 사별자의 죄책감이라는 건 내가 막지 못했던 그런 죄책감이 굉장히 큰 거기 때문에 자기의 역할에 대한 현실적인 조망 같은 것들을 수용하게 되는 지점이 오는데 정말 힘들어요. 특히, 어린 자녀를 사별하신 분들의 죄책감이라는 것을 다루기는 더 힘들고, 이거는 제가 막 퉁쳐 가지고 '죄책감이 ~게 하면 단념이 됩니다'라고 말하기에는 개인마다 너무 고유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좀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만, 정리하면 자살 사별자에 있어서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섣불리 접근해서도 안 되고 주변 사람들이 섣불리 '네 탓이 아니야'라고 해서 될 것은 아니다.

심리 심리학 심리학 강의 심리 강의 감정 마음 죽음고선규) 그 사람이 어떤 지점에서 왜 그런 죄책감을 끊임없이 경험하는지에 대한 아주 오랫동안 진심으로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 이야기의 과정에서 그 사별자가 그냥 깨닫는 것 같아요. 그런 게 그냥 저의 경험이에요. 그러면서 자신을 연민하게 되더라고요. 사별자가 나를 연민하고, 고인을 연민하게 되는 지점에 와요. 그렇게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그 사람의 삶을 연민하고, 이미 큰 상실을 겪은 내 삶을 연민하고 그럴 때 죄책감이 조금 경감되는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완전히 사별자를 고통으로 몰게 하는,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아프게 하는 그런 죄책감에서는 조금 견딜 만한 죄책감으로 바뀌는 것 같은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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