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5. 19:16ㆍ지식
의학 드라마 많이 보잖아요. 제가 의학 드라마 보면서 제일 별로였던 게, 의사가 환자랑 연애하는 것. 그런 내용이 너무 많아. 다른 과 의사가 그럴 수는 있을 것 같거든요. 정형외과 의사가 뼈 부러진 거 고쳐주다가 눈 맞을 수 있지. 일반적이진 않지만 수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정신과에서는 환자와의 연애가 금기예요.
가끔 저희가 인터뷰를 한단 말이에요. 인터뷰할 때 가볍게 받게 되는 질문이 있어요. “환자한테 호감을 느낀 적 있으세요?” “환자랑 사랑에 빠진 적 있으세요?” 금기인 줄 잘 모르시고 하는 질문일 거야. 미디어의 영향일 수도 있고요.
저는 만약에 제가 마음에 드는 분이나 가까운 지인이 제 병원(정신과)에 찾아오겠다고 하면 다른 병원을 소개해 드릴 것 같아요. 그런 경우가 있죠. 정신과 의사 동기 중에서 주변 지인 상담을 두고 저에게 연락하는 분이 많아요. 우리 누나가 ~해, 우리 아내가 ~해 등등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는데요. 그런데 나중에 그 친구가 저를 볼 때 불편해해요. 너무 많은 걸 얘기하니까. 우리 둘의 관계를 위해서는 다른 선생님께 가는 게 조금 더 말이 되죠.
소화기 대체요법의 허와 실 (1부) 대체의학의 정의와 근거?
이번 콘텐츠에서는 소화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보려고 합니다. 대체요법의 허와 실, 어떤 학문이 대체요법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낱낱이, 적어도 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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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프렌즈 오진승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우창윤 선생님 _ 이하 호칭 생략) 다같이) 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오진승) 3~4일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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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람이 당장 입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만약 그 대상이 제 지인이면 제가 그걸 쉽게 결정 내리기 어렵기도 하죠. 외과도 외과 의사가 가족 수술은 못 하게 되어 있잖아요.
다시 돌아와서, 환자에게 사랑에 빠진 적이 있냐는 질문을 들으면 고등학교 선생님에게 “반 아이들에게 사랑에 빠져본 적 있어요?”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잘 모르고 질문을 하신 걸 텐데, 미디어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자꾸 그런 장면이 나오니까. 다른 과와 정신과가 조금 다른 것은, 정신과에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치료의 일부가 된다는 거예요.
‘오늘은 술이 달다’ 이거 조금은 진짜일 수도? 누군가는 영영 모를 술이 단 이유
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우창윤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이낙준, 우창윤) 안녕하세요 닥터 프렌즈입니다. 우창윤) 오늘은 저희가 재미있는 주제를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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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두통으로 머리를 열었더니 검은 벌레가 나와… 신기하고 기괴한 의학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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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치료 자체예요. 약 상담 이런 걸 떠나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치료 관계가 돼요. 환자에게 굉장히 힘든 일이나 트라우마가 있을 때, 이 앞에 있는 의사가 자신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다 보면 환자 스스로 자기 삶이 의미 있다고 느끼게 돼요. 그리고 자신을 좀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요.
환자-의사의 관계지만 이 관계를 통해서 대인 관계에 대해서도 학습을 하게 되고요. 이를 기반으로 과거 자신이 경험했던 관계를 재정립하게 되고, 다른 관계를 시작해볼 수 있는 거예요. 이 관계가 엄청 중요한 거고 치료의 시작이 되는 거죠.
악플에 시달리던 가수가 남긴 노래 가사의 숨은 뜻… Don’t hate me
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오진승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우창윤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다 같이) 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오진승) 저희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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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이 정신과 의사에게 호감이나 사랑을 느끼는 경우가 매우 많아요. 이걸 ‘전이 현상‘이라고 해요. 농담이긴 하지만 의국에서 정신과 의사들끼리 지내면 “저 형한테 환자분이 전이를 느낀다고?” 할 정도예요.
전이 현상은 진짜 사랑이 아니에요. 전이 현상이란 환자분이 의사와의 치료 관계를 통해서 과거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람한테 느꼈던 감정을 의사한테 느끼는 거예요. 어렸을 때 어머니 혹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의사와의 관계에 대입해서 보고 있는 거예요. 상상해서.
왜 그러냐면 자신이 누구에게 털어놓지 못한 얘기를 이 사람이 진지하게 들어주고 있고, 이 사람에게 자신이 공감받고 있거든요. 정신과 의사는 중립적이고 익명을 유지해요. 그러다 보니 저희가 전이를 조장하는 것도 있어요. 의사가 결혼했는지, 종교가 무엇인지 등 이런 것에 대해 잘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의사에 대해 상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의사가 흰색 도화지인 거예요.
정신과 의사가 최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중립적으로 대화하니까 전이가 생기는 거예요. 의사가 일종의 거울이 되는 거죠. 의사를 통해 나를 보는 거예요. 자기가 상상하는 모습을.
의사는 전이 현상을 보면서 의사는 환자가 과거에 대해 느끼는 감정 등의 정보를 생각해볼 수 있어요. 전이는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도 있어요. 환자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의 관계가 안 좋았다면 의사에게 괜히 툭툭거리거나 화를 내고, 짜증을 낼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서 공격하거나 불신하는 부정적인 전이도 있어요. 반대로 이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긍정적인 전이가 있어요.
그래서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에게 전이 현상이 보일 때 불편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고, 왜 환자가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환자를 이해해보려고 해요.
환자가 과거의 관계를 이 의사와의 관계에서 재현하면서 자신도 생각해볼 수 있는 거예요. “내가 이 사람에게 왜 특히 삐딱하지?” “왜 내가 이 선생님을 좋아하지?” 그러면서 “내가 과거에 있었던 일 때문에, 그 감정을 이 사람에게 투영하고 있구나” 이렇게 느낄 수 있죠.
환자가 전이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순간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감정을 갈구하고 있는지, 의사와의 관계에서 어떤 생각을 재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환자분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라고 느끼지만 사실 전이일 가능성이 크죠. 그 전이를 해석하는 것도 치료의 핵심이에요.
그래서 전이가 발생한다는 건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거예요. 피상적인 관계에서는 전이가 잘 발생하지 않거든요. 뭔가 강렬한 감정을 이 치료 관계에서 느끼고 있다는 거예요. 정신과 의사들은 이에 대해 다 배웠고 경험해 봤기 때문에 당연히 선을 지킵니다.
그리고 전이 자체, 환자-의사 관계가 치료의 핵심인데 연애를 한다? 그러다가 관계가 깨지면 이게 환자에게 정말 큰 트라우마가 될 수 있어요. 정신과 의사와 환자가 사랑하는 드라마를 만든다는 건, 정신과 의사를 아주 사이코패스처럼 그리는 드라마라면 괜찮아요. 살인마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상적인 정신과 의사로 그리면서 그런 관계를 구상한다는 건 안 되는 거죠.
드라마에서 정신과 의사가 환자 찾아가서 ‘살려야 해!’라고 하는 건 역전이예요. 환자의 삶에 대한 의사의 과도한 개입은 선을 넘는 거예요. 진료실 안에서 치료를 해야지. 그건 의사가 환자에게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거예요. 저희는 신체적인 접촉도 악수 정도만. 그 이상은 아니거든요.
전이라는 건 정신과 의사들이 조심하고 있는 거고,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넘을 수 없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물론 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사랑해서 사귀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제 주변에는 없다고 보지만요. 99.9%의 정신과 의사는 이런 윤리 의식을 지키실 것 같지만 아닌 분도 분명히 있겠죠.
그런 분이 있다면 환자분들이 조심해야 해요. 의사가 따로 만나자고 하거나 사적인 만남을 유도한다면, 그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고 좋은 정신과 의사가 아니에요. 환자분이 애정을 표현했는데 거기에 넘어가면 그분은 정말 좋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커요.
어쨌든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진료실 안에서만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 의사와 환자의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가 자꾸 나오면 나올수록 환자들도 영향을 받아요. ‘나도 저런 정신과 의사 만나면 어떡해?’ ‘내 정신과 선생님도 언젠가 나에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이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드라마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의사가 환자의 전이에 넘어가서 사귀는 건 정말 나쁜 거예요. 하지만 환자분이 전이를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거고 치료에 있어 중요한 과정이에요. 전이를 느낀다고 해서 수치스러워하거나 불편함을 느끼실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 주치의 선생님께 말씀하시면 돼요. ‘사실 제가 이상하게 자꾸 선생님이 좋아진다’ 혹은 싫어진다고 얘기하면 정신과 의사는 절대 당황하지 않아요. 왜냐, 이런 일을 많이 겪어 봤으니까. 오히려 주치의 선생님에게 얘기하고 진료실에서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정말 나쁜 정신과 의사를 만났는데,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게 밥도 먹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단둘이?’ 이렇게 생각하게 될 수 있어요. 그건 절대 아니에요. 그런 의사를 만났다면 병원을 옮기거나 주의하시는 게 좋아요. 이런 선생님은 많지 않아요. 만약 그런 동료가 있다면 사실 손절할 거예요. 다시 연락도 안 할 거고요.
이게 보통의 경우입니다. 대중이 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만남을 가볍게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콘텐츠를 준비해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의 이용허락을 받아 유텍스트 YouText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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