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0. 14:29ㆍ건강의학
이비인후과전문의 이낙준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내과전문의 우창윤 선생님_이하 호칭생략)
다같이) 안녕하세요. 닥터 프렌즈입니다.
오진승) 아마 두 분은 못 들어봤을 거예요. 요즘 유행하는 말이 있습니다. "패션 우울증" 요즘 10대, 20대 사이에서 많이 퍼지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우창윤) 진짜 여기서 처음 들어보는데요?
오진승) 어떤 느낌일 것 같아요?
이낙준) 패션처럼 우울증을 두른다? 뭐, 이런 뜻 아닐까요?
우창윤) 약간 그런 느낌일 것 같아요. 옛날에 철학자 중에도 되게 멋있는데 약간 우울해 보이는 그런 분들 있잖아요.
오진승) 약간 우수에 찬?
우창윤) 그런 느낌을 풍기는 것?
이낙준) 그러니까 문학 소년?
우창윤) 뭐 물어보면 혼자 있고 싶어 하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오진승) 그러면 뭔가 두 분의 느낌은 어쨌든 우울증은 아닌데... 신조어이기 때문에 뭐 정확한 정의는 없어요. 그럴 것 같긴 해요. 저는 라디오에서 사연 상담을 하다가 이 단어를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저도 막 검색도 해보고 그랬는데요. 사실 아직까지 정신과 선생님들이 이것에 큰 관심을 가지신 분들은 많지 않으신 것 같은데요. '패션'이라는 뜻은 좀 유행하는 어떤 옷이라든가 두발, 어떤 이런 스타일들을 말하잖아요. 그래서 이런 패션 우울증이 마치 우울증을 옷처럼 벗어둘 수 있고 입을 수 있는 패션처럼, 그리고 우리가 패션이라는 게 뭔가 멋있어 보이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약간 나타나는 장식처럼 우울증을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는 거죠.
이낙준) 우울증이 사실 그렇게 치부 될 만한 병은 아니잖아요? 왜 이런 게 유행할까?
오진승) 연예인 분들이 가사에서 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거나, 치료를 받고 있다거나 약을 먹고 있다는 가사들도 있고, 뭔가 이런 부분 때문에 유명인들을 걸리는 우울증? ‘나도 좀 한 번 그래 볼까?’
이낙준) 이것에 대해서 선망이 생기는구나?
오진승) 그럴 수도 있고요. 그리고 뭔가 우울하다고 하면 관심을 좀 받을 수가 있죠. 특히 이제 뭐 커뮤니티라던가, 익명으로 이제 인터넷이나 SNS 상에서 그런 우울증을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서로 소통을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우울증을 뭔가 옷처럼!이낙준) 이런 말이 나올 정도면 꽤 많이 하고 있다는 얘기 아니에요?
우창윤) 이런 분들은 진짜 우울증은 아닌 건가요?
오진승) 실제로 우울증이 아닌 분들도 그렇게 척하는 것을 패션 우울증이라고도 하고, 그리고 ‘내가 우울하긴 한데, 혹시 핑계를 대는 건가? 이걸 하기 싫어서? 혹시 패션 후유증 아닐까?’ 이렇게도 쓰시는 것 같아요.
우창윤) 본인 스스로도 이렇게 자기를…
오진승) 그리고 제가 보니깐 정말 그렇게 척하는 분들을 비하하는 용어로도 쓰기도 하는 것 같고요.
우창윤) 너무 혼재돼 있구나…
오진승) 아직은 혼재 돼 있어요.우창윤) 이렇게 막 혼재가 돼 있는 상황 속에서 그러면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요?
오진승) 일단은 그 진짜 우울증이 있는 분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어요.
우창윤) 아, 그러네요. 사람들이 패션 우울증이라는 생각이 생겨버리면, 이 사람의 말을 그대로 못 받아들이는 것들이 생기겠네요.
이낙준) 그리고 막 얘가 우울하지 않은데, 그걸 패션처럼 두르고 있으면 이게 사실 우울증이라는 게 마음의 감기라고 하지만, 되게 심각한 병이잖아요?
오진승) 그렇죠.
우창윤) 사실 마음의 폐렴으로 갈 수도 있죠.오진승) 우리가 막 관심을 받기 위해서 막 “나 위암이야.” 이렇게 안 하잖아요? 눈에 안 보이는 질환이라고 사람들이 아직까지 우울증을 이렇게 생각한다는 건 뭔가 의지의 문제라든가, 좀 그렇게 생각을 해서 누구한테는 굉장히 좀 상처가 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우울증을 꾸미면서 패션 우울증처럼 지내면 진짜 우울증인 분들은 나도 모르게 ‘쟤도 패션 우울증이겠지. 쟤도 그러겠지.’ 이렇게 자기도 모르게 그런 병에 대해서 가볍게 여길 수 밖에 없어요.
이낙준) 그리고 예를 들어서, ‘얘가 패션 우울증이야.’ 그런데 내가 되게 친하게 잘해주다가 그걸 알았어요. 그러면 다른 사람이 우울하다고 했을 때, 이 사람한테도 편견이 생기잖아요?
오진승) 맞아요. 제가 예전에 자해를 다룰 때도 “관심을 끌기 위한 어떤 어텐션 게팅(Attention-getting)을 한다는 의미로 자해를 하시기도 합니다.”라고 했었죠. 우울증은 숨기고 부끄러워 할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자랑하고 전시할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이낙준) 내가 너무 힘들어서 구조의 메시지처럼 SNS에 올릴 수는 있죠. 이건 진짜니까요. 그런데 그걸 보고 ‘나도 관심 받아볼까?’ 이건 안 되죠.
오진승) 아닌 것 같아요. 이 생각과 행동은 되게 밀접한 연관이 있거든요. 생각으로 행동이 바뀌고, 또 행동에 따라 생각이 움직이기도 해요. 그래서 습관이라는 게 굉장히 무서운데, 나도 모르게 우울한 척하고 우울하게 행동을 하고, 부정적인 사고를 하다 보면 정말 우울증에 자기도 모르게 스물스물 빠질 수도 있어요.이낙준) 아~진짜로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구나…
우창윤) 패션 우울증을 하다가 오히려 우울한 그것에 젖어들 수도 있구나…
오진승) 맞아요. 그리고 저는 이렇게까지 생각하는데, 실제로 우울증이 없다고 해도 내가 우울한 척을 하면서까지 관심을 받고 싶고, 어떤 그룹에 속하고 싶고, 그렇다는 것은 내면의 어떤 결핍이 있을 수 있다.
우창윤) 그런 분도 지금 좀 위험한 상태일 수도 있겠네요.
이낙준) 그 사람도 아주 건강한 상태는 아니고요.
오진승)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만으로 봐도 고대 병원에서 교수님이 그랬거든요. 정신과에서는 “꾀병도 병이다.”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그렇게 꾀병을 부리면서까지 관심을 받고 싶어 하고, “본인도 모르는 그런 사이코 패솔로지, 정신병리가 좀 숨어 있을 수도 있다.:우창윤) 그러면 패션 우울증이라고 본인 스스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더라도요. 그 분들도 한 번 실제로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눠보면서, 자기를 좀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겠네요.
오진승) 그렇죠. 그리고 누구한테나 이제 올 수 있는 우울증이에요. 나는 지금 우울증이 아니니까 패션 우울증처럼 이렇게 우울증인 척하면서 SNS를 할 수도 있지만, 불과 3개월 뒤, 6개월 뒤, 1년 뒤에는 우울증이 올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패션 우울증처럼 살다 보면 내가 진짜 우울했을 때, 우울증이 왔을 때, 구별을 못할 수도 있어요.
이낙준) 아, ‘나 진짜 도움이 필요한데…’ 그걸 모를 수 있다?
우창윤) 스스로도 그게 되게 헷갈릴 수도 있겠네요.
오진승) 예전에는 패션처럼 우울증을 입고, 벗고, 입고, 벗고 하다가 어떤 순간에 좀 잘 안 벗어질 수도 있는 거예요. 우울증이라는 것은 정말 단일 질환이라기 보다는 되게 다양한 양상들이 있어요.
이낙준) 맞아요. 듣다 보니까 증상이 너무 많더라고요.
오진승) 비전형적 우울증도 저희가 얘기했고, 멜랑꼴리아 양상도 얘기했고, 산후 우울증이라는 것도 있고, 되게 다양한 우울증이 많거든요. 뭔가 신드롬 같은 다양한 형상들이 좀 섞여 있는 것 같은데, 뭔가 이렇게 우리가 가볍게 “나 우울증인가? 나 패션 우울증인가?”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진짜 이걸로 고통 받고 지금도 낫기 위해서 애를 쓰는 어떤 환자분이나, 또 치료진들을 생각했을 때는 이런 단어를 쓰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낙준) 그러니까요. 이것은 좀 그렇긴 하죠.
오진승) 그래서 어쨌든 오늘 패션 우울증에 대해서, 저도 ‘우울증과 패션 이런 단어가 어떻게 합쳐지지?’ 이 생각이 들었는데, ‘그만큼 힘든 분들이 많나?’ 우울증인 척을 해야지… 뭔가...
우창윤) 그것도 좀 슬프네요.
이낙준) 그리고 아직도 우울증에 대해서 인식이 약한 거죠.
오진승) 그렇죠.
이낙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나 위암이래.” 라고 말할 생각은 도저히 못하지만…
오진승) “나 뇌종양이 있어.” 이런 거짓말은 못하지만…
이낙준) “나 우울증인 것 같아.” 이런 말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오진승) 그러니까 저는 정신과 질환에 대해서 조금 더 쉽게 생각하고 그렇다는 게 이 증상이 걸리신 분들을 무시하고 이러는 게 아니라요. 쉽게 병원을 찾아가고, 쉽게 병원을 추천 받고, 뭐 이런 부분을 얘기하는 거지요. 쉽게 가볍게 생각한다는 게 이 병 자체가 가볍고 별것 아닌 병은 아니라고 생각을 좀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내가 SNS라든가 이런 곳에 좀 우울한 척을 해서 관심을 받으려고 한다거나 그러면 그것은 본인한테나 실제로 치료 받고 있는 분들한테 결코 좋지 않다는 걸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댓글로도 헬프님들이 이런 현상에 대해서 좀 다뤄 달라고 하면 아무래도 저희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더 잘 아실 것 같아서 아이디어를 또 주시면 또 한 번 준비를 해보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릴게요.
다같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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